K-웹툰, 만화 강국 일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방갑수다. Kotra 2021.06.17 00:00:00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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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콕’ 트렌드와 스마트폰 보급으로 일본 만화시장은 디지털 전환 중 -

- K-웹툰은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 인기와 더불어 젊은 층에 인기 -

- 독자 성향을 고려한 현지화가 일본 시장 진출 성공의 키포인트!  -



 

K-웹툰은 만화 강국 일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최근 일본은 스마트폰 보유 인구가 늘면서 과거 종이책 위주의 만화시장이 전자만화로 전환되는 추세다. 코로나19 영향도 있다. 종이책과 달리 오프라인 서점에 가지 않고도 손쉽게 접할 수 있어 ‘집콕’ 문화생활과 잘 맞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기존 일본 만화시장은 ‘귀멸의 칼날’ 등 히트작들을 꾸준히 내놓고 있어 한국 등 해외작품의 유입이 어려운 구조였다.


그러나 앞으로 성장할 전자만화 시장에서는 한국 웹툰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웹툰은 ‘세로 읽기’로 제작돼 스마트폰으로 읽기에 최적화되어 있고 ‘이태원클라쓰’ 등 젊은 층 사이에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의 원작이기도 하다. 일본의 전자만화 시장 현황을 살펴보고, 한국 웹툰의 진출전략을 소개한다.

 

종이책 판매 부진으로 ‘전자만화’에 주목하는 일본 만화 시장

 

일본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일본 만화시장 규모는 6,126억 엔으로 1978년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함께 2014년부터 전자만화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전체 만화시장의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에는 전자만화 시장이 처음으로 종이책 판매액을 앞질렀다. 전자만화는 일본 만화시장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자만화시장 규모

(단위: 억 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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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740pixel, 세로 466pixel

자료: 일본 전국출판협회 출판과학연구소

 

‘플랫폼 전쟁’ 중인 일본 전자만화 플랫폼과 한국 웹툰의 기회

 

전자만화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플랫폼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종이만화 출판사는 물론, NTT 등 주요 인터넷 기업들도 전자만화 시장 선점을 위해 플랫폼을 출시했다. 그중에서도 한국발 웹툰 플랫폼인 ‘LINE 만화’와 ‘핏코마’가 다운로드 수 및 판매금액 기준으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핏코마’는 2016년 4월에 서비스를 개시해 지속적으로 유저 수 및 판매금액을 늘려가고 있다. ‘핏코마’ 운영사인 카카오재팬에 의하면, 2020년에는 1일 열람자 수 300만 명을 기록해 1위 플랫폼인 ‘LINE 만화’를 역전하기도 했다. ‘핏코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한국의 인기 웹툰을 빠르게 번역 및 수입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핏코마’ 내 한국작품은 약 400편으로 작품 수 기준으로는 1.26%에 불과하지만, 판매금액 기준으로는 전체의 35~40%를 차지해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일본 전자만화 플랫폼의 강자인 ‘핏코마’에서 한국 웹툰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일본의 다른 전자만화 플랫폼들도 한국 웹툰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국 웹툰이 일본 전자만화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제작 단계에서부터 스마트폰으로 읽는데 최적화된 ‘본 디지털(Born Digital)’ 콘텐츠라는 점을 들 수 있다.

 

핏코마 홈페이지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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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2pixel, 세로 349pixel

자료:핏코마

 

한국 웹툰의 차별화 포인트는 ‘본 디지털(Born Digital)’

 

일본 만화는 종이책 출판문화와 함께 발전했기 때문에 잡지에 실리는 것을 전제로 표현 방법이 다듬어져 왔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읽는 것이 일반적이며 강조하고 싶은 장면은 다음 페이지로 연결해 표현해왔다. 종이책 기반으로 제작된 일본 만화를 스마트폰으로 옮기면 전체적인 흐름이 끊기게 되고 글자 크기가 작아 스마트폰 화면에서 읽기 어렵게 된다.

 

반면, 한국 웹툰은 제작 단계부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로 읽는 것을 전제로 제작된 ‘본 디지털 (Born Digital)’ 작품으로, 전통적인 일본 만화와는 표현 방식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칸막이나 페이지 없이 세로로 길게 표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스크롤을 넘길 때 속도감이 부각될 수 있도록 연출된다.

 

또한, 웹툰은 종이책과 달리 인쇄비용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색상 표현이 자유롭고 높은 해상도로 표현할 수 있다. 흑백 중심의 일본 종이만화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한국 웹툰은 색 표현을 통해 감정이나 긴박감을 깊이 있게 묘사하는 표현방식을 발전시키고 있어, 기존 종이만화와 다른 표현방식을 찾는 일본의 젊은 만화 유저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인터뷰(일본 전자만화 플랫폼 사업부장)

 

KOTRA는 지난 5월 K-웹툰의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공동으로 웹툰 글로벌 유통망 진출을 위한 온라인 상담회를 개최했다. 일본에서도 전자만화 플랫폼, 에이전시, 웹툰 IP를 활용한 굿즈제작사 등 일본 기업 8개사가 참가하여 한국 웹툰 제작사 20개사와 업무제휴 관련 상담을 진행했다.

 

KOTRA 도쿄 무역관은 일본 내 한국 웹툰에 대한 관심을 파악하고자 해당 사업에 참가한 일본 전자만화 플랫폼 운영사 A사의 사업부장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1. 귀사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1. 당사는 약 15년 전부터 전자만화 플랫폼 서비스를 개시해 대형 출판사의 작품부터 당사 오리지널 작품까지 약 8만 개 이상의 작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본 내 한국 웹툰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2019년부터 세로 스크롤 형식으로 열람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도입했고 한국 웹툰도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있습니다.

 

Q2. 한국 웹툰이 어느 정도 인기가 있나요?

A2. 당사 플랫폼에서는 특히 20대~40대 여성을 중심으로 한국의 로맨스 장르 웹툰이 인기가 있습니다. 당사 플랫폼에서 자체 집계하는 월간 랭킹에서 한국 웹툰이 1위를 차지한 것도 있습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한류 드라마가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어 앞으로도 한국 웹툰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현재로서는 20~40대 여성의 한국웹툰 선호비중이 높지만, 남성 유저를 유치하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한국 웹툰은 세로 스크롤 방식으로 가로 읽기 만화보다 역동적으로 연출돼 있어 남성 유저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액션, 판타지 분야 작품 수입에 관심이 있습니다.

 

Q3. KOTRA 온라인 상담회에 참가하신 계기와 소감을 알려주세요.

A3. 지금까지 한국 웹툰 발굴에 어려움이 많이 있었습니다. ‘LINE 만화’ ‘핏코마’ 등의 한국 플랫폼이 한국 웹툰 작품과 독점계약을 맺고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KOTRA 도쿄 무역관 소개로 이번 이벤트에 참가하게 돼 웹툰 제작사와 교류하고 새로운 작품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KOTRA에서 준비한 웹툰 IP 세미나와 상담회에 참가해 한국의 웹툰시장 규모가 생각보다 크고 각 제작사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 상담회를 통해 몇몇 제작사와는 작품계약 논의 단계까지 진행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웹툰 제작사와 더욱 활발한 교류를 희망합니다.

 

Q4. 일본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에 어드바이스를 부탁드립니다.

A4. 일본에서 한국 웹툰이 어느 정도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웹툰이라는 단어는 생소한 편입니다.(주: 일본에서는 ‘웹툰’보다 ‘전자만화’라는 말을 많이 사용) 대부분의 한국 웹툰이 한정된 플랫폼과의 독점계약으로 진출하고 있는 점도 아쉽습니다. 독점 계약으로 보다 용이하게 진출할 수 있지만, 그만큼 팬층이 좁혀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을 보다 널리 알리고 싶다면, 애니메이션 소설 게임제작 등 다양한 현지 채널과의 콜라보레이션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K-웹툰 온라인 IP 세미나 현장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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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000pixel, 세로 2668pixel

자료: KOTRA

 

시사점

 

일본 전자만화 시장은 ‘집콕’ 트렌드와 함께 앞으로도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웹툰은 스마트폰 읽기에 최적화된 ‘세로 읽기’ 방식과 컬러를 풍부하게 활용한 연출로 일본 만화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지금까지는 한국 웹툰만의 ‘새로움’으로 어필했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 방식에 익숙한 독자들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세로 읽기’ 방식은 참신한 작품을 찾는 젊은 층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본 내에서는 작품 수나 시장 규모 측면에서 ‘가로 읽기’ 방식이 주류이다. 또한 좋아하는 작품은 단행본으로 구매하려는 수요도 존재한다. 이에, ‘가로 읽기’ 방식을 추가로 제공하고 인기 있는 작품은 단행본을 출판하는 등의 다양한 진출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작품 현지화도 고려할 만한 부분이다. 단순히 한국어에서 일본어로 직역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 책이나 건물의 글자 등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일본 문화에 맞추는 등의 현지화 작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작품 속에 익숙하지 않은 장면이나 표현 방식이 등장할 경우 일본 독자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 전국출판협회 출판과학연구소, 야노경제연구소, 닛케이, 카카오 재팬 등 자료를 참조,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

원문 출처 : 코트라 http://news.kotra.or.kr/user/globalBbs/kotranews/782/globalBbsDataView.do?setIdx=243&dataIdx=189124&pageViewType=&column=&search=&searchAreaCd=&searchNationCd=&searchTradeCd=&searchStartDate=&searchEndDate=&searchCategoryIdxs=&searchIndustryCateIdx=&searchItemCode=&searchItemName=&page=1&row=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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